얼마 전 황사와 초미세먼지로 역대 최악의 대기 질을 경험했습니다. 뿌연 하늘과 매캐한 공기는 공포스럽기까지 했는데요. 매년 겨울과 봄에 걸쳐 습격해오는 미세먼지의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눈이 따갑고 목이 가려운 증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고 심혈관 질환과 치매의 원인까지 된다고 하는 미세먼지. 발생 원인과 생활 속 대처요령까지 알아볼까요?
미세먼지, 누구냐 너?!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 미터(1마이크로 미터=1000분의 1mm) 이하의 먼지입니다. 주로 자동차, 공장, 가정에서 사용하는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가 연소되며 배출됩니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입자가 더 작은 먼지를 초미세먼지라고 하는데요.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마이크로 미터 이하로, 대기 중에 배출된 가스 상태의 오염물질이 서로 엉겨 붙어 먼지 상태로 변해 만들어집니다.
미세먼지는 탄소, 질산염, 황산염, 유해 금속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코와 기도를 거쳐 폐로 침투합니다. 이보다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는 폐세포와 혈관까지 침투하는 치명적인 위험 물질입니다.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저하되고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 안구질환, 피부질환 등 각종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왜 계속 발생하는 걸까?
미세먼지를 Particulate Matter, 즉 입자물질이라고도 하는데, 이러한 입자물질은 대부분 인공적인 이유로 발생합니다. 화력발전, 자동차, 공장은 인간의 기술 발달의 상징물과도 같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삶을 매우 윤택하고 편리하게 만들어 주었는데요. 이러한 기술이 이제는 오히려 우리의 숨통을 조이고 있습니다. 각 나라에서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정책과 학술 연구, 외교적 수단이 강구되고 있지만 단기간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은 개인적 차원에서 최대한 미세먼지에 대처하며 피해를 줄여야 할 것입니다.
미세먼지, 이렇게 대처해요!
1. 실시간 미세먼지 수치 확인하기
날씨 앱이나 뉴스를 통해 매일 업데이트되는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요. 미세먼지 알림이 '나쁨', '매우 나쁨'인 경우 외출을 자제합니다. 특히 호흡기 질환자, 심혈관 질환자, 아이와 노인, 임산부는 필히 외출을 자제해야 합니다. 미세먼지는 신체활동의 강도와 시간에 비례해 흡입되므로 건강한 성인이라도 운동을 비롯한 과격한 실외활동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2. 똑똑하게 환기하기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는 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지만 계속 창문을 닫고 있는 것도 건강에 좋지만은 않습니다. 실외의 미세먼지는 차단하더라도 실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그대로 남기 때문이에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매우 나쁨'일 때는 환기를 자제하되, 그 외의 경우에는 적절한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바깥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미세먼지가 높은 시간대를 피해 3분 이내로 환기합니다. 대기이동이 활발한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 사이에 환기를 하면 적당합니다. 새벽의 찬 공기는 밤부터 축적된 미세먼지를 전부 끌어안고 있으므로 새벽 환기는 절대 금물!
환기 시 창문은 가급적 도로변 방향을 피해 여는 것이 좋은데요, 같은 대기 상황에서도 도로변이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기 때문입니다. 환기 후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은 물걸레로 닦아 주세요. 주기적인 물청소도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물과 야채,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기
호흡기가 건조하면 미세먼지가 몸에 더 쉽게 침투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수시로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해 주세요. 호흡기가 촉촉해지면 미세먼지가 체내로 들어가지 않고 남아있다가 재채기, 가래, 코딱지 등으로 배출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도 충분히 섭취해 주세요. 비타민C, B, 엽산 등이 우리 몸의 염증과 산화작용을 방지해 줍니다. 과일과 채소는 섭취 전 꼼꼼히 세척하여 겉에 묻어있는 미세먼지를 제거해야 합니다. 한때 삼겹살 구이에 미세먼지 배출 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반면 미역의 알긴산 성분은 미세먼지와 중금속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삼겹살 보다 미역! 꼭 기억하세요.
4. 대중교통 이용하기
지금까지 이미 발생한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요령을 알아보았는데요. 이번엔 생활 속에서 조금이라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하기입니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인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생활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것도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방법입니다. 생활 쓰레기를 소각하면서 나오는 연기도 미세먼지의 원인이기 때문이지요. 예전처럼 깨끗한 공기로 숨 쉬고 파란 하늘을 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